가톨릭대학병원 교직원이 뽑은 영화 속 명 고백 장면 5위는 산드라 블록과 필 풀먼이 열연했던 『당신이 잠든 사이에』이네요.
전철 매표원인 루시는 말 한번 건네지 못했던 피터를 짝사랑하게 되지요. 그러던 중 우연히 불량배들에게 밀려 전철 선로에 떨어진 피터를 구하게 되는데요. 그 일을 계기로 루시는 본의 아니게 피터의 약혼자 행세를 하게 되었지요. 모든 가족들이 루시를 피터의 약혼자로 인정할 때 피터의 동생 잭 만이 루시를 의심합니다. 참으로 사랑은 오묘한 모양입니다. 이러쿵저러쿵 피터와 루시의 관계를 밝히려던 잭은 그만 루시를 사랑하게 되고, 루시도 아버지를 닮은 잭은 사랑하게 되는데요. 결국 모든 것이 밝혀지고 루시는 잭도 피터도 떠나야만 했지요. 하지만 잭은 전철 매표소에 동전 대신 반지를 건네는 것으로 루시에게 사랑을 고백하지요.

그 사람이 일하는 곳에서 그 사람이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사랑 고백, 어떤가요. 힘들이지 않고 가장 솔직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선을 백한 번이나 본 노총각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채이고 버림받고 정말이지 꼴이 말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순간, 그러나 아뿔싸 자신에게 용기를 주는 맞선 상대를 만나게 되고, 그게 위로라는 것을 모르고 사랑하게 되는데요. 문성근이 못난 노총각 영섭으로 출연했고, 김희애가 잘나가는 첼리스트 지원으로 출연했던 이 영화는 최근에 한 방송사의 드라마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지원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길이 없어 달려드는 트럭을 세우며 "나는 죽지 않아요. 지원 씨 두고 결코 죽지 않아요."라고 목청 높였던 고백 장면은 그 어떤 고백보다 뭉클했지요. 그러나 진짜 감동은 못난 노총각 영섭을 찾아온 지원이 스스로 공사장에 굴러다니는 너트를 하나 주워들고 반지처럼 끼어달라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사랑한다면 목숨도 버릴 수 있는 열정과 공사장의 흔한 너트도 그 어떤 보석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는 감동, 정말이지 아름다운 장면이 아닐까 싶네요.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을 텐데요. 그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라면 더욱 더 숨기고 싶은 마음이 크겠지요. 하지만 가끔은 솔직하고 시원하게 자신의 비밀을 고백해 보세요. 가슴이 트이면서 주춤했던 일도 잘 풀리지 않을까요. 못 생기고 뚱뚱했던, 그러나 마음만은 그 어떤 누구보다 아름다웠던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던 한나처럼요.

조금은 엉뚱하지만 영화 속 명 고백 장면 3위는 이렇게 자신의 과거 모습을 고백했던 『미녀는 괴로워』가 뽑혔네요. 못 생기고 뚱뚱한 한나 역과 예쁘고 멋진 제이 역을 둘 다 소화하기 위해서 김아중 씨는 참 많은 노력을 기울였겠지요.

저에요, 한나. 못생기고 뚱뚱하고…. 아, 한나 보고 싶다.라고 말하던 장면에서 사람들은 슬쩍 눈시울을 감추기도 했는데요.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진짜 소중한 것은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는 생떽쥐베리의 말이 떠오르기도 했던 이 영화, 아직 안 보셨다고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세요. 마음 속 숨은 사랑이 더욱 깊어질 겁니다.
녹색 괴물 슈렉은 사람들은 물론 동물들과도 결코 어울리지 않는 생활을 하지요. 하지만 그런 슈렉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조금씩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는데요.

슈렉의 연인은 바로 피오나라는 아름다운 공주. 그러나 알고 보면 피오나 역시 밤마다 괴물로 변하는 마술에 걸렸답니다. 그 사실을 모르고 짝사랑을 하는 슈렉. 그리고 조금씩 슈렉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피오나 공주. 두 사람이 숲 속에서 뱀과 개구리를 풍선처럼 불어가며 익살스럽게 펼쳐가는 사랑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흐르지요.

하지만 둘의 사랑은 결코 쉽지 않은 것만 같네요. 진실한 사랑을 만나면 마법이 풀린다고 믿는 피오나에게 슈렉은 단지 괴물일 뿐이니까요. 물론 슈렉은 여전히 진실되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피오나를 마법에서 풀어나게 하는데요. 아뿔싸, 그 동안 동화들이 보여주었던 아름다운 모습으로의 변신이 아닌 흉측한 괴물로 둘이 변하는 모습에서는 겉모습만 보고 가치를 판단했던 우리들의 어리석음에 커다란 질책을 보내는 것처럼 느껴지지요. 그리고 마법에 풀러 흉측한 괴물이 되어버린 피오나에게 '당신은 아름다워'라고 말하는 슈렉의 모습에서 참 사랑을 느낍니다.
가톨릭대학병원 교직원이 뽑은 영화 속 가장 멋진 고백 장면은 바로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고백 장면이네요.
사랑하지만 결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었던 마크를 통해서 우리는 이 시대 가슴 아픈 사랑을 엿볼 수 있었지요. 마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의 결혼식장에서 비디오를 촬영하는 것뿐이지요. 아주 멀리 떠난다면 몰라도 친한 친구의 아내가 되는 여인을 보며 삼켜야 했을 아픔은 또 얼마나 컸을까요. 하지만 그런 아픈 사랑이 바로 가톨릭대학병원 교직원은 물론 이 시대 가장 멋진 고백 장면으로 남기도 했는데요. 말이 필요 없는 가장 멋진 사랑 고백 장면, 사랑하는 이와 함께 감상해 보면 어떨까요?